류 성의 예술 편지-3 기술과 진실한 형상 기술과 진실한 형상 -류 성- 오후의 하늘로 오르는 하얀 연기는 꼭 벗의 춤을 보는 듯 했네. 벗이 직접 추는 것을 보면 더 좋았겠지만 이는 부질없는 내 욕심이겠지. 하여튼 나는 오늘 벗을 닮은 연기만으로도 만족했다네. 5년 전 어느 그믐달이 뜬 밤, 벗과 나는 ‘7개의 스페인 무곡’이라는 술집에서 한참을 마셨는데, 벗도 그날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예술에 대해, 예술가의 삶에 대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장장 5시간에 걸쳐 거칠게 토론하고 솔직하게 논쟁했네. 사실 나는 아직도 그날 벗과의 대화만큼 거칠고 솔직해본 적이 없네. 그래서 더욱 벗이 그리운 것이겠지. 막차 시간이 되어 마침내 벗과 나는 헤어졌네. 그런데 지하철을 타러가던 나는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네. 벗과의 대화에서 받은 감흥을 지하철 소음.. 더보기 이전 1 ··· 207 208 209 210 211 212 213 ··· 2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