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그러니까 9월 27일 새벽 6시 20분이었다.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 멍한 채로 받았다. "제가 주차하다가 선생님 차를 받았습니다. 잠깐 내려와보세요."
참 양심적인 사람이구나. 이 시간에 아무도 못봤을텐데. 비몽사몽간에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자그마치 열여덟명이 그 작은 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얼레? 이게 무슨 일이래?
이 사람들, 남의 집에 마구 들어와서는 집을 뒤지기 시작한다.
한 명을 잡고 뭐하는 짓인지 물어보니 내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어 우리집을 압수수색하겠단다.
여전히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이건 영화나 뉴스에서만 보던 일인데...
그러니까 이사람들은 자기들이 국가정보원 요원들이라는데 나는 영 믿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 보던 요원들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였다.
검은 양복, 검은 선그라스도 없고, 배도 나오고...게다가 자기들도 잠에서 덜 깬 듯 하다.ㅋㅋㅋ
<요원>들을 다룬 그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은 다 폐기처분해야 한다.
전혀 사실적이지 않거든.
그런데 우리집에 있던 책이랑 CD, 종이류들을 바닥에 깔아놓고 사진을 찍어댄다.
이건 또 뭐야? 불현듯 익숙한 뉴스의 한 장면이 머리를 스친다.
흉악한 범죄무기들과 관련 증거들을 바닥에 깔아놓은 그 장면...
헉! 그제야 잠이 깬다. 이거 실제 상황이다!
몇 시간 동안 난리를 치던 분들이 돌아갔다. 아래와 같은 압수목록 한부 던져주고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 멍한 채로 받았다. "제가 주차하다가 선생님 차를 받았습니다. 잠깐 내려와보세요."
참 양심적인 사람이구나. 이 시간에 아무도 못봤을텐데. 비몽사몽간에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자그마치 열여덟명이 그 작은 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얼레? 이게 무슨 일이래?
이 사람들, 남의 집에 마구 들어와서는 집을 뒤지기 시작한다.
한 명을 잡고 뭐하는 짓인지 물어보니 내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어 우리집을 압수수색하겠단다.
여전히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이건 영화나 뉴스에서만 보던 일인데...
그러니까 이사람들은 자기들이 국가정보원 요원들이라는데 나는 영 믿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 보던 요원들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였다.
검은 양복, 검은 선그라스도 없고, 배도 나오고...게다가 자기들도 잠에서 덜 깬 듯 하다.ㅋㅋㅋ
<요원>들을 다룬 그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은 다 폐기처분해야 한다.
전혀 사실적이지 않거든.
그런데 우리집에 있던 책이랑 CD, 종이류들을 바닥에 깔아놓고 사진을 찍어댄다.
이건 또 뭐야? 불현듯 익숙한 뉴스의 한 장면이 머리를 스친다.
흉악한 범죄무기들과 관련 증거들을 바닥에 깔아놓은 그 장면...
헉! 그제야 잠이 깬다. 이거 실제 상황이다!
몇 시간 동안 난리를 치던 분들이 돌아갔다. 아래와 같은 압수목록 한부 던져주고
무시무시하다.
내 생전에 국가정보원 요원님들을 만나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젠장! 앞으로 맨인블랙 같은 영화는 쳐다 보지도 않을 것 같다.
끔찍하다.
그 요원님들은 압수목록에 있는 물품들을 대부분 바닥에 깔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우리집에서 어떤 증거물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찬찬히 확인해봤다.
자그마치 86개 품목!
근데 확인해 볼 수록 좀 이상하다.
내 생전에 국가정보원 요원님들을 만나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젠장! 앞으로 맨인블랙 같은 영화는 쳐다 보지도 않을 것 같다.
끔찍하다.
그 요원님들은 압수목록에 있는 물품들을 대부분 바닥에 깔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우리집에서 어떤 증거물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찬찬히 확인해봤다.
자그마치 86개 품목!
근데 확인해 볼 수록 좀 이상하다.
1번 : 제목은 <1945년 8.15>이고 <작가들>이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서점에서 나온 합법적인 책인데.
책제목 글씨가 붉은 색이라 의심하셨나보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좋은 날 아닌가? 이게 위험한 날인가?
2번 : 호치민 평전. 도서출판 자인. 신혼여행지를 베트남, 캄보디아로 갔는데 여행가기전에 앙코르와트 책, 베트남 여행가이드북과 함께 샀다. 이것도 이상하다.
이건 미국사람이 쓴 책인데 왜? 서점에서 샀는데? 왜?
3번 : 조선 교육사. 이건 출판사가 평양이다. 그렇다고 평양에 가서 직접 샀겠나. 우리 색시가 일본 총련계 학교에 <합법적인 연수>를 간 적이 있다. 그때 구입한 거다.
이게 문제가 되면 연수 허가 내준 당국은 뭐고 들여올때 검사하고 통과시켜 준 건 다 뭐냐?
책제목 글씨가 붉은 색이라 의심하셨나보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좋은 날 아닌가? 이게 위험한 날인가?
2번 : 호치민 평전. 도서출판 자인. 신혼여행지를 베트남, 캄보디아로 갔는데 여행가기전에 앙코르와트 책, 베트남 여행가이드북과 함께 샀다. 이것도 이상하다.
이건 미국사람이 쓴 책인데 왜? 서점에서 샀는데? 왜?
3번 : 조선 교육사. 이건 출판사가 평양이다. 그렇다고 평양에 가서 직접 샀겠나. 우리 색시가 일본 총련계 학교에 <합법적인 연수>를 간 적이 있다. 그때 구입한 거다.
이게 문제가 되면 연수 허가 내준 당국은 뭐고 들여올때 검사하고 통과시켜 준 건 다 뭐냐?
은행 통장들도 싹 가져갔다. 너무하시네... 몇푼 들어있지도 않을텐데.
은행 통장을 가져가는 이유는 뻔하다. 어디서 돈이 들어왔고 어디로 돈이 나가는지를 확인하려는 거니까.
아마 누군가에게서 공작금이 들어오지 않았나 확인하시려는 거겠지.
나도 영화 좀 봤다.ㅋㅋㅋ
생각이 이에 미치자 걱정이 확 밀려왔다! 큰일났다! 내 통장에는 가끔씩 누군가에게서 돈이 들어온다.
학교 동아리 동기, 선배, 후배들이 1-2만원씩 모아서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혹시 무슨 <공작금>을 받은 증거? 불안하다. 후덜덜....
은행 통장을 가져가는 이유는 뻔하다. 어디서 돈이 들어왔고 어디로 돈이 나가는지를 확인하려는 거니까.
아마 누군가에게서 공작금이 들어오지 않았나 확인하시려는 거겠지.
나도 영화 좀 봤다.ㅋㅋㅋ
생각이 이에 미치자 걱정이 확 밀려왔다! 큰일났다! 내 통장에는 가끔씩 누군가에게서 돈이 들어온다.
학교 동아리 동기, 선배, 후배들이 1-2만원씩 모아서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혹시 무슨 <공작금>을 받은 증거? 불안하다. 후덜덜....
62번 천리마 2집...지금은 없어진 학생 노래패 중의 하나인데...
옛날에 이 팀이 국가보안법에 걸려든 적이 있었는데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들었다.
아마 이 팀은 이름 때문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젠장...버릴 걸...잘 듣지도 않는데...
63번 공씨디...아깝다...36장...근데.... 공씨디를 왜 가져가나요? 공씨디인 거 다 확인하셨으면서!
혹시 불법 음반복제를 막으려고? 이것도 국가정보원에서 하는 일인가?
64번...부산대 졸업기념 CD를 가져갔다. 역시! 공작금의 출처를 파헤치는게 확실하다.
아니 혹시 부산대 졸업동기들을 다 조사하려는 걸까? 그게 아니면 졸업 CD만든 업자를 조사하려는 걸까?
어쩌면 이 졸업CD에 내가 모르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그게 뭘까?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사실 처음에는 이걸 보고 기가 막혀 웃음만 나왔다
.옛날에 이 팀이 국가보안법에 걸려든 적이 있었는데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들었다.
아마 이 팀은 이름 때문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젠장...버릴 걸...잘 듣지도 않는데...
63번 공씨디...아깝다...36장...근데.... 공씨디를 왜 가져가나요? 공씨디인 거 다 확인하셨으면서!
혹시 불법 음반복제를 막으려고? 이것도 국가정보원에서 하는 일인가?
64번...부산대 졸업기념 CD를 가져갔다. 역시! 공작금의 출처를 파헤치는게 확실하다.
아니 혹시 부산대 졸업동기들을 다 조사하려는 걸까? 그게 아니면 졸업 CD만든 업자를 조사하려는 걸까?
어쩌면 이 졸업CD에 내가 모르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그게 뭘까?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사실 처음에는 이걸 보고 기가 막혀 웃음만 나왔다
65번 김광석 클래식, 67번 접속 영화음악.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인데...
그래도 그냥 웃기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요원들이 장난을 치거나 실수를 하실 리 없지 않은가!
그래서....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얻었다.
65번 김광석 클래식은 <김광석>을 <금강석>으로 보신거다.
암호명 금강석. 그럴 듯 하다.
그렇다면 67번 <접속> 영화음악은 왜? 이건 좀 잘 안풀렸는데...겨우 결론을 내렸다.
<접속>이란 두 글자를 <접선>으로 보신 거다.
뉴스를 보니 확실하다. 실천연대를 간첩단으로 만들려고 난리다. 북한에서 무슨 지령을 받았대나 뭐래나...
이명박 대통령은 재향군인회 임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친북좌파세력들을 솎아내야..."라고 하셨댄다.
이런! 그럼 나도 "간첩, 지령, 친북세력..." 뭐 그런 건가?
압수목록을 다시 펼쳐 보니 내가 봐도 정말 그런 것 같다.
평양에서 출판된 책, 공작금 들어있는 은행통장, 암호명 <금강석> 클래식, 영화음악 <접선>까지...
각종 증거물이 너무 확실하게 증명해준다. 역시 요원님들은 대단하시다.
배는 좀 나왔지만 치밀하다.
며칠 전, 결국 조사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국가보안법 7조 1항, 5항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단다.
아...무섭다. 영화에서처럼 마구 패고 물고문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한석규 전도연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래도 그냥 웃기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요원들이 장난을 치거나 실수를 하실 리 없지 않은가!
그래서....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얻었다.
65번 김광석 클래식은 <김광석>을 <금강석>으로 보신거다.
암호명 금강석. 그럴 듯 하다.
그렇다면 67번 <접속> 영화음악은 왜? 이건 좀 잘 안풀렸는데...겨우 결론을 내렸다.
<접속>이란 두 글자를 <접선>으로 보신 거다.
뉴스를 보니 확실하다. 실천연대를 간첩단으로 만들려고 난리다. 북한에서 무슨 지령을 받았대나 뭐래나...
이명박 대통령은 재향군인회 임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친북좌파세력들을 솎아내야..."라고 하셨댄다.
이런! 그럼 나도 "간첩, 지령, 친북세력..." 뭐 그런 건가?
압수목록을 다시 펼쳐 보니 내가 봐도 정말 그런 것 같다.
평양에서 출판된 책, 공작금 들어있는 은행통장, 암호명 <금강석> 클래식, 영화음악 <접선>까지...
각종 증거물이 너무 확실하게 증명해준다. 역시 요원님들은 대단하시다.
배는 좀 나왔지만 치밀하다.
며칠 전, 결국 조사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국가보안법 7조 1항, 5항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단다.
아...무섭다. 영화에서처럼 마구 패고 물고문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한석규 전도연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이 포스터...갑자기 무서워 보인다. 붉은 톤이라서 그런가 보다.
광고 문구도 이상하게 보인다.
"언젠가 만날 것 같은 요원...
2008년 새로운 감수성의 공안스토리
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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