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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이야기

기린 보고 싶어요 1탄


토요일 낮,
<잘 때만 천사>랑 깔깔거리고 놀고 있는데 이 녀석,
갑자기 "기린 보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래, 가자!" 했더니 이방저방 뛰어다닌다.
제 옷가지들을 챙기는 것이다.

삶은 고구마랑 포도 대충 챙겨서 후다닥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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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서울대공원에 도착! 일단 분수대 앞에서 사진 한방 찍었다.
오는 내내 자고 있던 중이라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하품만 하고 있다.

코끼리 열차를 탔다. 잘 때만 천사는 <코끼리 아저씨>라고 부른다.
불어오는 바람이 조금 차다. 그래도 <잘 때만 천사>는 마냥 즐거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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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던 기린을 드디어 봤다.
기린아~안녕~! 불러도 대답이 없건만 자꾸만 인사를 한다.
제일 큰놈은 아빠기린, 중간은 엄마기린, 작은 놈은 아기기린이다.
 
잘때만 천사에게는 세상만물이 모두 아빠, 엄마, 아기로 통한다.
예전에 큰 트럭위에 작은 포크레인이 실려 있었는데
그걸 보고 "아빠트럭이 아기 포크차 안고 있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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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코뿔소...코뿔소를 보고는
"우와! 아빠, 저기 봐요!"를 연신 내뱉는다.
색시랑 나랑은 "정말 장갑차같이 생겼다 그지?"
"달려오면 정말 무서울 것 같애."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애가 갑자기 시무룩해졌다.
"왜 그래?" 물었더니 "쟤 슬픈가봐요."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코뿔소 얼굴이 정말 슬퍼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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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도 보고(코 자나 봐요!),
코끼리도 보고(코끼리 똥싸고 가요),
사자도 보고(무서워요! 빨리 가요!)

잘때만 천사는 사자, 호랑이, 악어같은 애들을 싫어한다.
나랑 색시랑은 보고싶은데...입장료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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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뭔가 좀 먹어줘야 할 것 같다.
왜 놀러 가면 자꾸 뭐가 먹고 싶어지는 걸까?
 다행히 비어 있는 평상 하나가 있다.
간식으로 준비해온 삶은 고구마와 포도를 꺼내 먹는다.
고구마와 포도,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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