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는
참 많이 분노하고
참 많이 울고
4살바기 아이 손잡고 분향소도 가고
노제 열리는 시청광장도 쏘다녔는데
당신께서 이렇게 가신다니
화도 별로 안 나고
눈물도 별로 안 나고
도처에 깔린 게 분향소인데
여태 분향도 가지 않았네요
그 대신 하루에 몇번씩이나
나도 모를 한 숨이나 푹푹 쉬고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눈은 촛점을 잃고
자다깨다 자다깨다 자다깨다 자다깨다
아무 힘도 안 나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죄송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 하셨는데
몸도 마음도 정신도 멈추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저항하라 하셨는데
절망하고 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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