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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이야기

작업후기-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거야 친구야

작업후기-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거야 친구야


작품평 :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거야 친구야

제작 : 극단 걸판

2013년 4/27-4/28 예술공간 서울

작, 연출  오세혁

 출연 김태현, 류성, 차준호 강동효, 최현미, 이정미

   스탭 박정길, 황재민, 박기태 


세상...친구 첫 공연 잘 끝났습니다. 첫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이 꽉꽉 들어차서 놀랬는데 조그만 말과 행동에도 빵빵 터져 주시는 바람에 공연내내 쉴새없이 행복하고 또 행복했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한 분 한 분 언급하는 건 패쓰.

첫공연인만큼 저는 자잘한 실수도 했고, 꼼꼼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작품이 좋고 동료 배우들이 다들 잘 하니까 그럭저럭 잘 묻어갔습니다.

좋은 작품 써 준 오세혁 작가에게 감사, 이 작품에 배우로 작업하게 해준 걸판식구들에게 감사, 어리버리 뭘 어떻게 연기해도 잘 받아주고 잘 살려주는 동료배우들에게 감사, 궂은 일 마다않으면서 정작 자신은 어둠속에 몸을 숨기는 스태프들에게 감사, 셋업 작업에 열과 성의를 다해 도와주신 정말 고맙고 고마운 민새롬 연출님께 감사. 그러니 저도 내일은 심기일전, 잘 해보겠습니다. ㅎㅎㅎ

개인적으로 가장 감회깊은 것은 걸판과 참 오랫만의 작업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항상 교류해오긴 했지만, 작업만으로 보면 딱 18개월만이더군요. 뭐랄까 고향 방문한 느낌도 들어 편안하기도 했고, 반면에 폐 끼칠까봐 긴장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

내일은 3시 7시 공연입니다. 많이들 보러 오세요. 재미있고 찡하고 생각할꺼리도 많고 그런 작품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예매(1만원)나 초대 필요하신 분들은 메시지 주시구요.


세상-친구 두 번째, 세 번째 공연 잘 끝났습니다.

 3회 공연인데 매회 100여명의 관객들이 꽉꽉 들어찼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신작임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다는 건, 역시나 극단 걸판이 지금껏 다방면적으로 활동해 오면서 쌓아왔던 여러 성과의 반영이 아닐까 싶습니다.

2회 공연은 관객들의 반응이 좀 차분했습니다. 때문에 배우들이 좀 당황했습니다. 터져야 할 곳들에서 자꾸 안 터지니 이게 뭔가 싶었던 겁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관객들의 집중력이 굉장히 높았서 그런 거였는데요. 어쨌든 실수도 잦았고, 템포와 리듬의 조절도 못했습니다. 반응을 예상하고 자꾸 틈을 비우거나, 일부러 심하게 강조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특히 저는 심하게 연기를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조명 큐가 수차례 맞지 않는 바람에 신경이 흐트러졌습니다. 얼른 마음을 다잡았어야 했는데 여파가 끝까지 가더군요. 대사를 버벅였을 뿐만 아니라, 연기의 깊이를 갖지 못한 채 자주자주 진행하기만 바빴습니다.

 공연 끝난 후, 부끄러워서 차마 밖에 못 나가겠더군요. 흑. 분장실 뒷 계단에 홀로 앉아 내가 참 많이 어리구나 생각했습니다. 관객반응에 일희일비하고, 돌발적인 사태에 흔들리는 건 기술부족 뿐만 아니라 특히 예술가로서의 철학이 유치함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기, 무대에서 진실하게 살아있기.

마지막 공연은 잘 됐습니다. 폭소가 펑펑 터지는 가운데 울고 계신 분들이 그렇게 많았습니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우스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긴 역설적 상황을 창조하는 것. 이것이 극단 걸판의 배우들과 오세혁 작가의 장기입니다. 그 장기가 십분 발휘된 마지막 공연이었습니다. 동료배우들의 펄펄 살아 숨쉬는 호흡 덕분에 저도 2회 공연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만회했습니다. 러닝타임 내내는 아니지만, 자주자주 그리고 오래오래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고생한 스탭들이 받아야 할 박수까지 배우들이 받아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한 분 한 분 이름을 적어보려구요. 무대제작 및 설치, 조명설치와 오퍼레이팅 맡으셨던 박정길 형님 고맙습니다. 멋진 음악들 찾아서 골라주고, 정길 형님 도와서 궂은 일 도맡아 준 걸판신입단원 재민아 고마워. 대역배우하랴, 의상소품 구하러 다니랴, 맛난 음식하랴, 틈만나면 형님누님들 응원해줬던 걸판 신입단원 중길이 고맙다. 총무에, 티켓 관리, 관객 안내, 기타 등등 니가 제일 예뻐 유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