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이야기

작업후기 2013 진숙아 사랑한다 4.17-20. 꿈꾸는 공작소

작업후기 2013 진숙아 사랑한다 4.17-20

2013 진숙아 사랑한다

2013년 4월 17-20일간 대학로 꿈꾸는 공작소

극작, 연출, 출연

4월 17일

진숙아 사랑한다 첫날 공연 잘 끝났습니다. 사정상 당일 셋팅하고 바로 공연하느라 좀 바쁘고 정신없는 가운데 공연 들어갔네요. 어수선했던 첫공연, 그래도 예쁘게 봐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통상 조명작업을 제가 하는 편인데, 오늘은 훤칠하고 잘생긴 조명감독님께서 작업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체력을 많이 아낄 수 있었네요. 감독님 아니었으면 리허설도 못하고 들어갈 뻔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걸판에서 파견해준 재민이는 준호형님이랑 하루종일무대작업하느라 고생했습니다. 궂은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홍보 부족으로 관객은 서른명이 채 안 되었지만 훈훈했습니다. 물론 극장이 좁아서 그런 것도 있겠네요. 하하하. 극찬 아끼지 않으신 박재동 화백님과 배인석 화가님, 손병휘 가수님, 반전평화 예술몸빵 인상적으로 봤다던 서울민예총 사무국장 이현주님, 극단 민들레에서 오신 분, 공연 후 이런저런 지적 나한테만 안 해준 정은누나, 그리고 이름 모르는 여러 관객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공연보러 왔다가 얼결에 티켓팅 투입된 피아니스트 손승희님, 덩달아 얼결에 티켓팅 투입된 박수련님 조만간 복받으실거에요.

극장이 심하게 좁습니다. 배우들은 동선이 안 나와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덕분에 템포도 무지 빨라져서 디테일한 연기가 안 되는 듯 했습니다.(특히 제가 그랬습니다 ㅜㅜ) 익숙한 공연이라 뭔가 흔들리면 자꾸 속도만 빨라지거든요. 내일은 좀 여유를 가지고 안정감있게 연기해야겠습니다.

작년에 들고 다녔던 플랑은 관극후기로 꽉 차버려서 새플랑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작년 플랑은 극장 밖에 전시해 두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찬찬히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그 때 그 마음 잃지 않아야겠다 싶었습니다.

박재동 화백님께서 배우들 한명 한명의 얼굴을 그려주셨습니다. 존경하던 분께서 관람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좋은 선물까지 주셔서 부쩍 힘이 납니다. 더 좋은 작품 더 많이 만들겠습니다.

4월 18일

진숙아 사랑한다 둘쨋날, 잘 끝났습니다. 어제 첫날 공연 평가도 하고, 좁은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연습하면서 동선도 조금씩 정리했습니다. 그 덕에 어제보다는 안정감있게 연기한 것 같습니다. 아마 내일은 더 좋아지겠죠.

어제는 공연 보시고 오늘은 하우스 티켓팅 해주신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김현경님, 연극강습의 달인 내 친구 이길원님과 이길원님의 옆지기님, 24살 김명숙님, 한국노총 조선아님 외 조합원 6분, 20년 연극인생에 탑5 중 하나라고 극찬해주신 배우 이승기님, 승기형님과 함께 오신 신혼 참기름 좔좔 형수님, 얼마전 페친되어 더 친해지고 싶은 꽁알리즘님, 노래로 앞풀이 해주신 노동자의 벗 가수 이씬님, 공연 보러와서 깜짝 놀랐어 고려민, 2번째 봐도 재밌다던 려민이 친구, 또 2번째 보신 이해성님, 오늘은 두번째 보러오신 분이 5명이라던데 감개무량입니다. 그 외 이름 모르는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진숙아 사랑한다는 현재 공연 중인 유일한 부마항쟁 작품입니다. 광주항쟁에 비해 부마항쟁은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전국각지마다 항쟁은 있었지만, 모두 묻혀버렸지요. 그런 점에서 광주시민들은 정말 훌륭합니다. 자기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하고 있으니까요.

작년 순회공연시 사용했던 플랑을 극장로비에 걸어두었습니다. 찬찬히 읽다보면 작년 순회공연을 다니며 만났던 뜨거운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디 . 많은 분들을 만났고 분에 넘치는 응원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전투를 치르듯 작업하고 공연하면서도, 스스로 보람있게 살고 있다는 그 느낌에 행복했습니다. 2013년도 그렇게 살고 싶고, 또 그렇게 살 겁니다.

4월 19일

진숙아 사랑한다 꿈꾸는 공작소 세쨋날 공연 잘 끝났습니다. 오늘은 극장이 꽉 차버렸네요. 실은 극장이 작아서 40분만 오셔도 꽉 찹니다. 하하하.

오늘 관객분들은 1급수였습니다. 조그만 것에도 자꾸 빵빵 터져주시길래 혹시 개콘 방청객들이 오셨나 싶었습니다. 덕분에 1장 2장은 웃음소리 끊이지 않더군요. 아, 물론 우는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관객분들의 강렬한 리액션에 오히려 배우들이 당황했네요. 정말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연기했습니다.

오늘은 공연 후에 한참이나 사진에 찍혔습니다. 보통 공연 끝나면 저희들은 그냥 극장밖에서 인사드리는데 오늘은 포토타임 해봤습니다. 엄청 부끄러워서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다음부턴 안 할래요 ㅎㅎㅎ

오늘 티켓팅 담당해준 걸판 유림이 너무너무 고마워. 작년부터 걸판이 아니면 못했을 공연입니다. 예술몸빵때도 인사 제대로 못하고 보냈는데 이번에도 그냥 보내서 마음 쓰인다 혜원아. 혜원이와 같이 온 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작년에 못봐서 속상해했던 춤패 출 현경이 한풀이 했나 모르겠다, 결국 이름 까먹었어요 미안해요 출 신입단원님, 장기투쟁지원 사업하시는 뚝딱이 분들과 장기투쟁사업장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마르지않는 관객샘물 혜진이의 지인 분들 감사합니다. 두 번째 보는 시우터 박종욱 대표님, 잘 생긴 청년 오랫만이야 준규, 준규랑 같이온 젊디젊은 아가씨 고마워요. 웬 중년남성분들이 여럿 오셔서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조재현 대표님의 친구분들 감사합니다. 그외 오늘 찾아주신 이름 모르는 관객 여러분들 감사하고 감사드립니다.

두 번보고 세 번 본다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극장앞을 지나던 어떤 분들이 "아- 진숙아 사랑한다 여기서 하는구나"는 얘기도 들렸다고 하구요. 보고 싶은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못본다는 분들도 꽤 있는 모양입니다. 이제 막 입소문 같은 게 시작되는 모양인데 내일이 마지막 공연이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미친 척하고 평일 2회 3회씩 공연할 걸 그랬습니다. 어흑.

이 작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 많이 듣습니다. 저희도 고민이 많습니다. 열심히 작품 만들 줄만 알았지,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몰라서요. 매번 어딘가에서 불러주면 가는 식에 익숙하다보니 스스로 판을 벌리고 또 그 판을 크게 확장하는 일은 영 못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많이 추천해주세요. 그럼 용기백배해서 또 판을 벌려보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없던 방법도 생기겠지요.

4월 20일

진숙아 사랑한다 막공 잘 끝났습니다. 극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는데 왜 그렇게 안타깝던지요. 철수작업하는 내내 왜 그리 섭섭하고 또 그리운지요. 오늘도 진숙이에게 공감하며 울고 웃으셨던 관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연내내 펑펑 울다가 깔깔 웃으시다 기분 좋아 뒷풀이까지 쏘신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실장님, 좋은 기운 빵빵한 예쁜이 손승희님, 드디어 봤다 쾌활발랄 끼 충만한 가수 이수진님, 이수진님과 함께 오신 기타리스트 정재영님, 터프큐티당당섬세 매력덩어리 극작가 임은정님, 어떻게 은정이 같은 애를 낚으셨어요 은정이 남편님, 비가 와서 공연 취소되자 바로 달려오신 가수 박성환님, 티켓팅에 조명철수작업에 여러모로 도움주신 알흠다워라 김현경 누나, 극찬 아끼지 않으신 배인호 감독님과 김철웅 감독님, 하루짜리 연기특강 내 제자 민경이, 민경이의 연극반 후배님, 지인들 우루루 몰고 오신 이해성님, 공연 보러 온 줄도 몰랐던 최종원 오늘도 앞풀이 해주신 이씬님, 오늘도 극장입구를 반짝반짝 만들어 준 안유림님, 작편곡의 귀재이자 언제나 고맙고 미안한 음향감독 박기태, 기획에 잡무에 조명까지 너무너무 바쁘신 희망새 조재현 대표님, 티켓파워 오혜진의 친동생과 고등학교 친구 및 지인들, 그 외 이름 모르는 여러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늘 뜬금없는 애들립 하나 쳤습니다. "황사장님. 말로 합시다 말로. 대화를 하자고요, 조건없는 대화. 특사파견 평화협정 체결." ㅎㅎㅎ 정말 뜬금 없지요? 좀 봐주십시오. 이 공연하면서도 전쟁위기 막아내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오늘 비가 오는 바람에 평화실현 걷기대회가 취소됐다는 소식 들려와 속상했거든요. 그래서 했습니다. 해버렸습니다. 마음 가는대로 저지르는 맛도 있어야 되니까요.

2012년과 함께 묻어버리고 싶었던 작품이 다시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3월에 대구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4월에 서울에서 또 열었습니다. 이제 5월 공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기공연을 할 수 없다면 자주자주 끊임없이 올리기라도 하려구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그러다보면 멀지않아 좋은 세상도 만들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