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진보연극운동의 경험-1
들어가며
- 류 성 -
필자는 일제강점기의 연극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필자의 주관적 견해이긴 하지만 신파극, 신극, 프로극 등 당시의 연극지형이 등 뮤지컬, 순수 혹은 실험 연극, 진보적 연극 등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연극 지형과 매우 닮아있는 것을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하기에 비록 반세기가 넘은 당시의 경험이 어쩌면 오늘의 문예운동을 바라보는 의미 있는 눈을 제공해 줄 수도 있으며 나아가 문예운동의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당시의 연극지형과 오늘날의 연극지형이 닮았다고 해서 당시의 고민과 활동이 오늘날에 진보적인 문예운동을 만들어가는데 들어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당시의 고민과 활동에서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는데다가 무엇보다 각기 시대에 걸맞는 문예운동의 조건이 있고 철학과 방법론이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이 글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오늘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당시의 경험을 둘러보는 것뿐입니다. 이에 일제강점기의 연극을 살펴보고자 하며 그 중 소위 프로극으로 불리는 진보적 연극운동의 경험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진보적 연극운동을 무엇이라고 규정하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상업극으로 비난받는 신파극이지만 그 중에도 일정한 진보성을 담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또한 만주와 동경 등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우리민족의 진보적 연극운동은 펼쳐졌습니다.
이들 모두를 고찰한다면 기준이 애매해지고 다루는 분야가 매우 방대해져 글이 애초의 의도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기에 필자는 이번 글에서 진보적 연극운동을 국내에서 벌어진 연극운동으로 한정하고, 또 카프를 중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는 첫째, 자료의 부족함과 필자의 얕은 지식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당시 국내의 진보적 연극 ‘활동’이 카프의 결성으로 비로소 실질적인 ‘운동’의 단계로 올라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시 프로극(프롤레타리아연극의 줄임말)으로 불리는 일련의 진보적 연극들이 대부분 카프와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아주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개입된 글이 될 듯 하다는 점도 미리 양해를 구해야겠습니다.
순조로운 연재를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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