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예술의 서사적 특징 연구-3
3. 서사가 발달한 북한의 예술
- 류 성 -
지난 연구-1에서는 서사의 개념을, 그리고 연구-2에서는 북한의 극예술에 나타나는 서사적 장치들과 문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북한의 연극, 가극 등의 극예술에서 나타나는 서사적 장치와 문법이 우연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자체의 분명한 이유와 근거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북한의 예술이 문학과 무대예술을 막론하고 서사가 발달해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문예사전을 살펴보면 "우리 근로자들과 청년들을 교양하는데서 여러가지 예술이 다 필요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소설과 영화에 힘을 넣어야 합니다."-《김일성저작집》 18권, 446페지-"우리의 혁명적 문학예술에서 소설문학은 영화와 함께 가장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라는 대목이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북한이 소설을 발전시키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시문학에서도 서사적 묘사방식을 사용한 서사시가 발달해 있습니다. 서사시란 형태상으로 보면 시인의 주관적 정서를 표출하는 서정시와는 달리 일정한 이야기 줄거리와 서술자가 존재하여 서사적 방식으로 형상한 시이며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영웅적 인물의 삶과 역사적인 사건 등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은 시문학의 종류에서 서정시 외에 서정서사시, 서사시를 하위 종류로 두고 있는만큼 여기에서도 서사시의 발달을 가늠해 볼 수 있겠지요.
또한 무용에서도 감정을 표현한 무용외에도 이야기 줄거리를 가진 무용이 많을뿐만 아니라 종합예술인 음악무용극, 음악무용이야기, 음악무용서사시 등이 발달해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명칭이 다른 만큼 장르적 특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역사적인 사건들을 소재로 이야기 줄거리를 구성하였으며 시와 음악, 무용 등이 서사적 토대위에서 결합했다라는 공통성이 있습니다.
2002년에 창작되어 현재까지 공연되고 있는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같은 작품도 서사적인 기법과 구성을 취하고 있지요.
이렇듯 북한의 예술 전반에 서사가 발달한 것을 볼때 북한의 극예술에 나타나는 서사적 특징을 그저 우연적으로 자리잡힌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북한의 문학예술이 여타 나라들처럼 몇몇 걸출한 예술가의 작업에 의해 선도되고 특징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힘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즉, 서사가 발전할만한 자체의 분명한 이유가 있고, 이것은 북한의 문예이론과 정책에 근거하여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연구-4에서 계속>
* 참고서적 및 사이트
-<북한의 문학예술 운영체계와 문예이론> 전영선 / 역락
-<북한 문학의 이해> 김종회편 / 청동거울
-<북한의 공연예술1> 서연호, 이강렬 / 고려원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예술인들> 전영선 / 역락
-북한 문학예술 사이트 http://www.nk-culture.re.kr
-북한 문화예술연구소 사이트 http://cafe.daum.net/BTF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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