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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이야기

공연을 위한 음향 지식

 
공연을 위한 음향 지식


-류 성-

1. 왜곡된 소리


자연적인 사람의 소리는 사람의 귀에 적당하게 들린다. 그러나 기계장치에 의해 확성된 소리는 조절이 필요하다. 기계장치는 음량만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소리를 왜곡시켜 내보내기 때문이다. 왜곡된 소리지만 최대한 사람의 귀에 적당하게 들리는 수준으로 잘 조절해야 한다.



2. 하이와 베이스의 조절


하이가 아주 많으면 카랑카랑하고 듣기 싫어진다. 반대로 베이스가 아주 많으면 웅웅거리고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어진다. 둘 다 관객은 공연으로부터 소외된다.

믹서의 하이와 베이스를 적절하게 조절해서 적당하게 맞추어야 한다. 여기에는 배우의 기본음색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3. 음량의 조절


음량이 너무 크면 관객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너무 크니까 듣기 싫기도 하고, 너무 잘 들리니까 옆 사람과 큰소리로 이야기하며 공연에서 쉽게 멀어진다. 물론 너무 작으면 처음에야 들으려고 집중하겠지만 나중에는 지쳐서 떨어져나간다.

스피커가 한쪽 방향에서만 배치되어 있는 게 대부분인데 맨 뒤의 객석까지 들리게 하려다보니 앞에 앉은 사람들은 너무 힘들다. 적당하게 들리게 하려다보면 맨 뒤는 시장판이 되기 십상이다.

우리 공연은 음량이 대부분 너무 큰 편이다. 집회 음향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집회 음향은 참가자들 외에도 주변부까지 쩌렁쩌렁 들리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설계된 음량은 집회에는 좋아도 공연에는 별로 좋지 않다. 공연에는 공연에 맞는 음량으로 접근해야 한다.



4. 피드백


피드백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베이스가 너무 많아도 피드백이 생긴다. 스피커의 각도도 영향을 미친다. 핀마이크는 무지향성 마이크라 피드백의 위험이 높다. 그러나 어쨌든 피드백을 없애는 것은 오퍼레이터의 몫이다. 하지만 배우들도 몫이 있다.

첫째, 기본 발성자체가 크면 좋다. 발성이 작으면 볼륨과 게인을 올릴 수 밖에 없고 파울링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제일 위험한 배우는 발성의 진폭이 너무 큰 배우다. 너무 작게 치다가 너무 크게 치다가 하면 오퍼는 힘들어진다. 물론 제일 힘든 건 관객이다. 적당한 발성을 유지하면서도 감정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표현을 한다고 발성을 심하게 줄이거나 심하게 키우는 건 결코 좋지 않다.

둘째, 모니터 사용을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뮤지컬의 경우 모니터로 반주만 주고 배우들의 노래 소리는 아예 주지 않거나 아주 작게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셋째, 오퍼레이터에게 미리 특정한 동선-객석이나 스피커 주변부의 사용-에 대해 알려주고 리허설을 해야한다. 



5. 발음과 발성


육성으로 할 때보다 확성할 때 발음은 더욱 중요해진다. 소리가 왜곡되기 때문이다. 공간이나 음향장비가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더 심각해진다.

배우들은 평소에 발음연습을 잘 해야 된다. 입과 혀, 주변의 근육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공연을 하는 배우에게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연기를 하라는 것은 힘들이지 말고 대충 하라는 것이 아니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라는 것이다.

또, 발성에서 너무 고음이나 너무 저음은 좋지 않다. 특히 리허설 시에 소리를 잘 내주어야 한다. 리허설 때는 너무 작게 내다가 본 공연에서는 너무 크게 내는 배우들이 있는데 좋지 않다. 오퍼레이터에게 배우 발성의 평균값을 예상하게 해줘야 한다. 여건이 되면 가장 작을 때와 가장 클 때도 들려주는 게 좋다. 물론 그 폭은 너무 큰 차이가 있지 않도록 하는게 좋다.



6. 관객석


음향은 관객쪽에서 들어야 정확하다. 음색도, 음량도 관객석 쪽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음향 콘솔은 무대 맞은편에 세워지는 것이 제일 좋다.

물론 리허설 때 잘 맞춰 두더라도 관객이 들어차면 음향의 모든 것은 달라진다. 소리의 반사, 흡수 등이 관객이 비어있을 때와 꽉 차 있을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리허설 때는 괜찮았는데 공연할 때 음향사고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리허설 때는 음량이 조금 큰 상태로 맞춰두는 것이 낫다. 관객이 들어차면 소리가 많이 흡수되어 메인볼륨 자체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연 중의 음량은 70%정도에서 시작하고 진행되는 동안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좋다. 음량에 익숙해지는 관객들의 귀를 고려한 방법이다.



7. 핀 마이크 체크


핀 마이크는 네 가지를 체크해야 한다.

첫째는 배터리다. 핀 마이크 사고 중에 배터리에 의해 생기는 문제가 많다. 공연전에 반드시 새 배터리를 착용해야 한다.

둘째는 객석이나 스피커 주변부의 동선이다. 미리 리허설을 해보는게 가장 좋으며 만약 리허설 시간이 없다면 오퍼레이터에게 구두로라도 알려주고 협의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송수신기간의 거리다. 핀 마이크와 수신기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잡히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잘 나오다가 어떤 특정지역만 가면 소리가 안 잡히는 경우다.

넷째는 충격, 물 등을 조심하는 것이다. 실제로 물을 들이키는 장면이 있다든가, 무대 위에서 구른다든가 할 때 조심하는 게 좋다. 공연 대기 중에 핀 마이크 착용한 채로 음식물을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는 전원 단추와 뮤트 단추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원을 켜지 않거나 뮤트 시킨 채로 무대에 올라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8. CDP


CD플레이어의 작동방식을 미리 체크해두어야 한다. 오퍼의 설정에 따라 CD플레이어의 작동방식이 다르다. 한 곡의 플레이가 끝나면 다음 곡 처음으로 맞춰지는 게 아니라 방금 연주한 곡의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스킵버튼을 누르면 다음 곡 처음에서 일시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다음곡이 바로 연주되도록 설정된 경우도 있다. 음향 담당자는 꼭 CD플레이어 작동방식을 미리 체크해둬야 한다.

배경음향의 음량도 적절히 조절해 두는 것도 필수다. 음향의 음량 조절을 섬세하게 해야 한다면 오퍼레이터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연 시에는 직접 조절 하는 게 좋다.

기계에 따라 컴퓨터에서 구운 CD를 읽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니 비상용 CD플레이어 하나 가지고 다니는 게 좋다.



9.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


리허설과 체크를 철저히 했더라도 응급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100%발생한다고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워두는 게 좋다. 다음과 같은 대비책을 활용해보라.


-1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다면 차라리 극을 중지하라.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 다시 시작해라. 안 들리거나 심한 잡음이 들리는 채 계속 진행되는 것 보다 그게 백번 낫다. 중지를 연출자나 스텝이 시켜줄 수 없다. 무대 위에 있는 배우 중 한 명이 판단하고 중지시켜야 한다. 그는 문제를 인지했을 때 계속할지, 중지할 지 판단해야 한다. 그 배우는 중지시킨다면 비어있는 시간동안 무엇을 할지도 미리 생각해두어야 하고, 다시 시작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2 만약 퇴장할 수 있으면 퇴장해서 조치하라. 예를 들어 한참동안 대사가 없이 무대 위에 서 있어야 한다면 잠깐 퇴장했다가 조치한 후 다시 들어오는 게 백번 낫다.


-3 다른 배우의 마이크를 활용하라. 쉽게 말해 가까이 붙는 거다. 핀마이크가 무지향성 마이크라서 가능한 방법이다. 또는 다른 배우들이 가까이 붙어줄 수도 있다.
 


-4 비상용으로 쓸 유선 혹은 무선 마이크를 무대에 한 두개 배치해 둘 수도 있다.
 


-5 비상시 대처 방법을 오퍼레이터와 미리 협의해두어라. 예를 들면, 핀 마이크가 문제가 생겼을 때 무대 왼쪽에서 조치하기로 약속한다든가, 무대 위의 유선 마이크를 쓰겠다든가, 배경음악이 나오지 않을 때 어떻게 처리하자는 약속을 해 두는 것이다.



10. 음향담당자


공연마다 음향담당자를 정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음향담당자는 자신을 CD만 트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고 공연의 음향적 문제를 책임지는 담당자라고 생각해야 된다.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체크하며 음향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도로 책임을 져야 한다.

공연장에 도착하면 하우스의 위치, 스피커 위치, 수신기 위치 등을 파악하고 음향 오퍼레이터와 인사하고 이것저것 확인도 하고 요청도 해야 한다. 리허설 때 소리를 들어보고 오퍼레이터에게 의견도 줘야 한다. 그러나 명령하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오퍼레이터는 음향에 관한 한 프로다. 프로로서 대하고 의견을 나누는 태도로 대하라. 



11. 연습


배우들은 평소에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 들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이 듣는 소리와 사람들이 듣는 소리는 다르다. 장치에 의해 왜곡된 소리는 또 다르다. 자기 음색과 음량, 버릇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공연실황을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도 좋다.

고정적인 음향담당자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음향장비의 설치와 조작에 대해서도 다 같이 배워두는 게 좋다. 물론 기본적인 것만 배우면 된다.



음향 체크리스트 예시

 공연명 :    일시 :      장소 :    

담당자 :    

사전 준비

체크사항

극단

음향팀

비고

핀-마이크


핀마이크 5개 확인

비상용 무선 2개 요청


CD

공연용1개

비상용2개


테스트 완료

CD 플레이어

PMP

CDP/데크 2개 확인

저장 및 테스트 완료

리허설

주최측 사정 상 핀체크만 협의 / 15:30~16:00








 공연명 :    일시 :      장소 :    

담당자 :    

현장 확인

목록

확인

비고

핀마이크 개수

1개 불안정

연출 판단

비상용 마이크


핀마이크 배터리

핀 체크 후 교체

CD플레이어

불안정

PMP 사용

핀 체크


리허설

×


응급 시 약속

무대 왼쪽에서 무선 전달

기타


리허설 후 핀 수거.

공연 30분전 분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핀마이크를 착용한 채 연기를 하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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