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벗길거야 그러니 날 도와줘 술 한잔 걸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간밤에 꾼 꿈을 되새겼다. 감옥에 잡혀 들어가는 꿈. 꿈 속에서 그 상황은 아주 무서웠다. 일상의 소중함, 앞날에 대한 희망 등 모든 것이 야금야금 파괴되는 것은 공포였다.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줄달음쳤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세상의 모순이 나 자신에게 닥쳐왔음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싸우기는 커녕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어쩌면 내 삶은 모두 거짓이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나란 사람은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럽고 어처구니 없고 졸렬하고 멍청하고 비겁한 녀석이었구나. 사실 술 기운에 든 이러저러한 생각은 쉽게 흘러가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스스로 물러가지 않는다면 노래를 흥얼거리며 샤워를 하는 방법으로도 흘려.. 더보기 이전 1 ··· 180 181 182 183 184 185 186 ··· 2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