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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이야기

부천 생태박물관 나들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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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생태 박물관에는 어린이 동물원이 있다.
기린, 하마, 코끼리, 사자 같은 크고 신기한 동물들은 없지만 작고 착해보이는 동물들이 여럿 있다.
토끼, 거위, 오리, 닭, 공작, 칠면조, 사슴, 흑염소 등과 같은 이른바 가축이라고 부르는 동물들이다.
 
잘 때만 천사는 이런 동물들을 더 친근하고 가깝게 여기는 것 같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사자, 악어 처럼 무섭게 생긴 애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잘 때만 천사에게는 이런 착하게 생긴데다가 전혀 해를 끼칠 것 같지 않은 가축들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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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엔 집 근처에 농장 비슷한 곳이 있어서 닭, 오리, 칠면조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어린 마음에 칠면조가 신기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해서 가까이 다가올라치면 후다닥 도망가곤 했었다.
닭이 갑자기 활개를 치면 어찌나 무섭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명절에 시골에 가면 외양간에서 소가 여물 먹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곤 했었다.
어느날, 그 커다란 눈망울이 슬퍼보였을 때, 그때가 아마 사춘기가 찾아왔던 때였으리라.
그리고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 육류는 손도 대지 않아 어머니의 애를 태웠다.

복잡하지만 아직은 어렸던 사춘기 시절, 아파할 줄은 알았지만 감사할 줄은 몰랐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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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고 아담한 동물원이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타조, 원숭이 같은 녀석들도 있어서 나름 동물원 같은 분위기를 내준다.

공작새와 몇 마리 있고, 꽃사슴도 몇마리 있는데 그놈들은 어쩌자고 그렇게 예쁘고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인간이 오랫동안 나름의 미를 생산하고 발전시켜 왔지만 아무래도 자연의 미를 따라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타조를 보다가 '아픈가봐요'라고 말을 하길래 자세히 봤더니 타조의 한쪽 발이 부어있다.
잘 때만 천사가 나뭇잎을 내밀자 꽃사슴이 슬며시 걸어와 낼름 받아 먹는다.
쇠창살이 잠깐동안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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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는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새인데, 동물원에 있다보니 생활습성이 달라졌나?
자지 않고 계속해서 두리번 두리번거리는데, 깨어 있는게 확실하다.

사람의 목은 기껏해야 90도 정도 돌아가는데 부엉이의 목은 180도 이상 돌아가는 모양이다.
몸통은 가만 있는 채로 머리만 좌우로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정말 신기하다.

갑자기 부엉이와 눈이 마주친 잘때만 천사, 얼른 엄마의 목을 꼭 끌어 안았다. 무서웠나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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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제일 만만한 건 자기보다 확실히 작은 기니 피그 같은 녀석들이다. 눈을 떼지 못한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는 잘 때만 천사에게 이런 가축들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참 고맙다.
멀찌감치서 바라봐야 하는게 아니라 동물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니 더 좋다.
게다가 몇몇 동물들에게는 직접 먹이를 주는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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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잘 때만 천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나 "오늘 동물들 많이 봤서 좋았지?"
천사 "응. 좋겠지.(잘때만 천사는 좋다는 말을 이렇게 한다.)"
나 "오리도 보고, 거위도 보고, 토끼도 보고, 원숭이도 보고, 사슴도 보고, 부엉이도 보고..."
천사 "기린은 안 봤잖아! 기린 보고 싶어요!"
나 "........................."
천사 "기린 보러 가자!"
나 ".....안 자니? 좀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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