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강의내용 요약
드라마의 기술
***2008년 영상창작단 00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것.
-극작가 코르네이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드라마의 법칙들이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다. 드라마는 일종의 기술이니까. 그러나 이러한 법칙들이 구체적으로 어떠어떠한 것들인지는 확실치 않다.”
-기술적으로 잘 짜여진 작품들 중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작품도 있고, 기술적으로 엉망이지만 호평을 받는 작품들도 있다. 기술을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이 낫지만, 기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나쁜 일이다.
-드라마의 규칙은 대개 창작가들보다는 연구가들에 의해 발전되어 왔다. 나는 그 규칙들이 실제로 창작에 직접적 도움을 주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창작중인 작품의 검토를 위해 적용해 보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드라마를 단순화시킨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어떤 인물에게 상황이 주어진다. 인물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떤 행동(반응)을 한다. 그러한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야기한다.” 이 전체구조를 통해 어떤 메시지, 즉 주제가 드러난다.
-창작가들은 대개 주제, 인물, 상황 중 어느 하나에서 착상을 얻는다. 창작과정에서 주제, 인물, 상황은 통합되어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데, 이 때 비로소 창작은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의 핵심은 갈등이다. 갈등은 싸움이며 의지의 대립이다. 갈등은 대부분의 드라마에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드라마에 존재하지는 않는다. 갈등이 없는 드라마도 있을 수 있다.
-갈등이 발생하려면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목적을 성취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고 둘째, 힘의 방향이 서로 대립하며 힘의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
-갈등은 대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된다. ① 어느 한쪽이 승리하고 어느 한쪽이 패배한다. ② 둘 다 파멸한다. ③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거나, 중재자에 의해 중재되거나, 타협점을 찾는 등 화해한다.
-어떤 갈등을 설정했고,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따라 작가의 세계관, 작품의 주제 등이 드러난다.
-드라마의 보편적인 기술 중 하나는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것”이다. 이를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로 설명해보자. 서스펜스는 불안함, 애태움 등의 뜻으로 “기다림”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서프라이즈는 예상과 어긋나서 생기는 놀라움이다. 드라마는 어떤 의미에서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의 반복이며, 기대와 기대배반의 반복구조라고 볼 수 있다.
(1) 서스펜스는 다음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無知와 알고 싶은 욕망에서 발생한다. ①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②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일어날까? ③ 나는 무슨 일이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안다. 하지만 X는 어떤 식으로 이에 반응할까?
(2) 서스펜스는 대개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① 공감적 서스펜스 : 관객이 등장인물을 자기 동일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서스펜스.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관객은 이미 알고 있으나 등장인물이 모를 때, 서스펜스는 더욱 더 강렬해진다.
② 무지의 서스펜스 : 알고 있으나 피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할 수 없는 무지 및 그러한 불안을 해소하려는 욕구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
③ 공연 서스펜스 : 난이하고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행위를 볼 때 발생하는 서스펜스
④ 음악적 서스펜스 : 기대감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리듬이나 대사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
(3) 서프라이즈는 대개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발생한다.
① 서프라이즈는 플롯이나 스토리 그 자체에서 발생한다. 전혀 새로운 해석이나 장면을 보여줄 때, 서프라이즈가 발생한다.
② 서프라이즈는 관객이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는 등장인물을 동정하거나 자기 동일시할 때 발생한다. 이런 경우, 등장인물에게는 무지의 역전으로 서프라이즈가 일어나며, 관객은 등장인물의 충격을 동정하여 함께 서프라이즈를 경험한다.
③ 난이하고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연기에 의해서 발생한다.
④ 가장 효과적인 서프라이즈는 관객과 등장인물이 다른 인물이나 상황 등 이미 주어진 사실에 의해서 그 때까지 잘못 추측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지나간 사실에 그 원인이 있었음이 밝혀지는 경우이다. 예컨대, 관객이 ‘아, 그렇구나’라는 느낌이 뒤따르는 불의의 충격을 받았을 때, 서프라이즈는 가장 효과적인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