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이야기

이웃공연 작업일지 9

류 성 2009. 8. 1. 01:32

이웃공연 작업일지 9


오전에는 조명가게와 꽃집, 인테리어조경집을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는 중에 무대장치 중 화단에 대한 힌트가 조금씩 잡혔다.

전날, 배우들이 피곤한 것이 아니라 병이 난 것이었다.
병원의 진단으로는 급성장염인 듯 했다.
연습이 중요한게 아니라 쉬도록 하는게 중요했다.

가장 상태가 안 좋은 세혁이와 건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남은 사람들은 소품구입과 무대장치의 제작, 발전기 대여 등의 일을 했다.
어차피 이런 일을 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작업은 밤늦게 마쳤다.

현미를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너무 말을 많이 했다.
많이 듣기보다 많이 말하려는 이 졸렬함.
조금도 버리지 못한 나쁜 버릇.

특기할 것 첫째.
한노래 역할을 맡은 진영이에게 작품의 의미를 물어보았다.
진영이는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좋은 해석이다.
자기식으로 해석할 줄 아는 좋은 배우다.

특기할 것 둘째.
아픈 배우들이 미안해한다.
동료 배우들과 집단에게 미안해하는 것은 괜찮지만
내게 미안해 하는 건 잘못된 사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