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이야기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류 성
2010. 7. 14. 17:28
정부지침에 따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온도를 제한하고
에어컨을 지정된 곳만 가동하다보니...
이런 사태가 일어난다.
임산부와 영유아의 수유를 위한 이곳의 온도는
무려 31도.
참다못해 문을 열어서 그렇지 원래는 32도였다.
아이는 엄마의 젖을 먹는걸까 땀을 먹는걸까?
역사 곳곳에 설치된 냉방기는 대부분 가동을 멈췄고
사람들은 일부 가동하고 있는 냉방기 앞에 모여있다.
역사 전체가 한증막과 같은 이유는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라
냉방기 설정 온도를 지키고 있어서 그렇다.
이것도 일방주의의 폐해가 아닐까 한다.
소신과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오는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현장에 적용해야 하니까
결국 이런 꼴이 나는 것이다.
만약 해당 담당자가 실내적정온도를 위해
냉방기를 더 가동했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쾌적했을 테지만
그 담당자는 아마 징계를 받겠지.
역무원을 불러 온도를 보여주고 항의를 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고작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밖에 없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위에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역무원의 잘못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 분 또한 매표소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으니까.
에너지 절약하자, 환경을 생각하자는 주장에는
절대 동의하지만 일방주의적인 행태에는
전혀 동의하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