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예술의 서사적 특징 연구 1-서사의 개념
북한극예술의 서사적 특징 연구1
1. 서사의 개념
-류 성
북한의 가극, 연극, 영화 등의 극예술을 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특징들을 서사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북한 극예술의 서사성 특징 연구>라는 제목으로 연재해려 합니다.
먼저 서사란 무엇인가부터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서사란 용어는 그 의미를 딱 떨어지게 규정하기가 곤란한 용어라서 정의를 하기보다는 개념을 잡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문학의 갈래를 구분할 때 흔히 서정, 극, 서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된 문학의 고전적 구분입니다. 수필 등을 포함시켜 4대 장르, 또는 평론까지 포함하여 5대 장르로 구분하기도 하지요. 북한은 서정문학, 서사문학, 극문학으로 구분합니다. 서정의 대표적 형식은 시이며, 극은 대체로 희곡과 시나리오를 말하고, 서사는 주로 소설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극의 대표인 희곡과 서사의 대표인 소설은 배경과 인물, 사건과 줄거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는 서술자의 존재 여부 때문입니다. 즉, 서사에서 서술자가 존재하지만 극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설에는 1인칭 주인공의 시점이든, 전지적 작가의 시점이든 서술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 서술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러나 과거형인 소설과는 달리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극의 경우 등장인물들이 직접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요. 소설에서는 서술자가 필수요소지만 극예술에서는 서술자가 필수적 요소가 아닌 것입니다.
어떤 시점으로 서술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체로 서술자는 많은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대사로 다 표현하기 힘든 심리상태를 대신 표현해 줄 수도 있고,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도록 이끌어 줄 수도 있으며, 암시를 주거나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고, 사건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거나 논평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서술자의 기능은 서사가 다른 장르보다 훨씬 복잡하고 풍부한 이야기 구조를 가질 수 있게 해 줍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사성, 극성, 서정성 등을 대립시켜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서사성이 강하면 극성이나 서정성이 떨어지고, 극성이 강하면 서사성이나 서정성이 떨어진다는 식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서정과 서사, 극에 대한 단순한 이해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입니다. 시에도 서사성이 강한 서사시가 있고, 소설에서도 서정적 묘사방식을 사용합니다.
요컨대 서사성을 강조한 북한의 극예술은 극성이나 극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극예술은 서사성 뿐만이 아니라 서정성과 극성도 매우 강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꼭지를 빌어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연구-2에서 계속>
* 참고서적 및 사이트
-<북한의 문학예술 운영체계와 문예이론> 전영선 / 역락
-<북한 문학의 이해> 김종회편 / 청동거울
-<북한의 공연예술1> 서연호, 이강렬 / 고려원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예술인들> 전영선 / 역락
-북한 문학예술 사이트 http://www.nk-culture.re.kr
-북한 문화예술연구소 사이트 http://cafe.daum.net/BTF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