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이야기
낡은 핸드폰을 바꾸지 못하는 건
류 성
2008. 10. 11. 10:54
이 놈은 내 핸드폰이다. 4년? 5년
보기에도 엄청 낡아보이지만 상태도 확실히 안 좋다.
전화를 받으려면 지가 끊어버리기 일쑤인데다가 이젠 제멋대로 전화를 걸기도 한다.
문자 넣는 중에 갑자기 잠을 자 버린다. (전원이 나가버림)
어느새 인공지능 핸드폰으로 진화한 건가?
뭐, 돈이 없어 바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 돈도 없지만T.T)
처남이 자기 안쓴다고 선물로 준 핸드폰도 있으니 맘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해도 너무한다고 바꾸란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바꿔 주겠단다.
그래도 나는 이걸 못 바꾸는 이유가 있다.
이건 참 이쁜 후배녀석이 선물해준 핸드폰이다.
그 녀석, 예술하겠다는 나를 응원한다며 매달 핸드폰 요금도 대신 내주었다.
언젠가, 이제 핸드폰 요금 내가 내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섭섭해하는 눈치다.
그 후에도 녀석은 여전히 내 핸드폰 요금을 대신 내주고 있다.
그런 녀석에게 난 아직 뭐 하나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
그게 너무 속이 상해서일까
나는 아직도 이 핸드폰을 버리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