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이야기
그 낡은 벽이 그 입술을
류 성
2008. 3. 5. 18:53
그 낡은 벽이 그 입술을
-류 성-
힘차게 손 흔들고 씩씩하게
등을 돌렸지만
얼마나 안아보고 싶었을까요
그 맑은 볼에 수없이 입맞추고 싶었겠죠
아빠 아빠 그 소리가 가슴을 뒤흔들었을텐데
그 낡은 법을 꼭 닮은
구멍 송송 뚫린 낡은 아크릴 판
우리가 있는 힘껏 두세번만 쳐버리면 깨져버릴 그 낡은 벽이
한 팔에는 民 한 팔에는 겨레
양쪽에 한 아이씩 동시에 안아 올리고는
우리 民 우리 겨레 사랑해
그 아름답고 포근한 속삭임을
행여 아플까 가볍게 맞추는
그 입술을
우리가 있는 힘껏 두세번만 쳐버리면 깨져버릴 그 낡은 벽이
그 낡은 법이
아래는 동영상과 관련 기사입니다.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165708
최근 국가보안법 관련 연행·구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윤기진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 남측본부 의장이 공안당국에 강제 연행된 데 대해 진보진영이 “진보세력 말살의 신호탄”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한국진보연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기진 의장 연행은 이명박 정권이 집권 초반부터 진보세력을 말살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전면적인 도전의 신호탄”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윤기진 의장의 부인 황선 씨와 두 딸 |
ⓒ 민중의소리 |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 의장의 부인 황선 씨와 두 딸,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해 진보진영의 각계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황선 씨는 “경찰은 윤 의장의 연행 사실을 가족에도 알려주지 않았고, 기자가 먼저 알고 연락을 해와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황 씨는 “가족들이 윤 의장이 잡혀 있는 중랑경찰서에 찾아갔지만 경찰은 경찰서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윤 의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며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윤 의장은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의 합동작전으로 27일 오후 5시 15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모 아파트에서 강제 연행됐다. 황선 씨에 따르면 국정원과 보안수사대 직원 20여명이 외출을 위해 아파트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 윤 의장을 승강기 문이 열리자마자 강제로 결박하고 바로 거처로 끌고 갔다. 이들은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가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현장에서는 책 몇 권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장은 현재 서울 장안동 대공분실과 중랑경찰서를 오가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묵비권 행사와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윤 의장은 1999년 명지대학교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뒤 7기 한총련 의장과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을 역임하며 수배를 받아 9년 동안 수배생활을 해왔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과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2004년 수배생활 중 황선 씨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서만 국가보안법 피해 사례가 7건에 달해 공안당국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고 새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충성경쟁으로 연행·구속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일 류선민 15기 한총련 의장 구속을 시작으로 1월 10일 이시우 평화사진 작가 징역 10년 구형, 1월 11일 정설교 농민시인 징역 3년 구형, 1월 29일 김형근 전교조 교사 구속, 2월 19일 송현아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집행위원 구속, 2월 24일 최보경 전교조 교사 가택 및 근무지학교 압수수색, 2월 27일 윤기진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 연행 등 연일 공안사건이 터지고 있다.
또 국정원이 지난 대통령직인수위 업무보고 당시 대공부서의 업무실적이 적다며 질책을 받은 것이 윤 의장 연행 사건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공안사범을 다룰 때 국정원과 보안수사대는 실적 경쟁 때문에 정보교류나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윤 의장 사건에서 나타나듯 두 조직이 합동작전을 펼친 것은 국정원이 실적저조를 만회하기 위해 서로 윈-윈을 택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