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이야기

강풀 26년이 이적표현물?

류 성 2008. 10. 28. 14:53


광주항쟁을 다룬 강풀작가의 26년이라는 만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감동했고 영화 만들기 운동도 벌어졌다. 그런데 이게 이적 표현물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물론 가정이다. 그러나 말도 안되는 가정이 아니다. 2008년 대한민국이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창원 지방 검찰청 진주지청에서 최보경이란 선생님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는데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자료가 정말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 1980년 5월 28일날 시민군들이 발표한 <광주시민군 궐기문>과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로 시작되는 <오월의 노래>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이라는 증거로 제시한 것이다.

그럼 518은 뭐가 되는 건가? 광주시민군들의 궐기문과 오월의 노래가 이적표현물이라면 그럼 518은 이적단체들의 폭동이란 말인가? 미친듯이 악셀을 밟는건가 아니면 벌써 브레이크가 고장난 건가? 잃어버린 10년 외치더니 왜 10년전도 아니고 2-30년전으로까지 돌아가는 건가? 해도 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닥치는대로 두들겨 패더니 역사 무서운 줄도 모르고 닥치는대로 왜곡한다.

518유족회 등의 관련단체에서 발끈한 건 당연한 일.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지난 21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질의서와 항의서한을 공문으로 보냈다. 그 다음이 또 기가 막힌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질의서와 항의서한을 그대로 반송해버렸다.

정부 지원금 받으며 멀쩡히 통일운동하던 단체를 하루아침에 이적단체로 만들어버리더니, 광주민중항쟁도 이적으로 몰아부친다. 다음은 어딜까? 87년 6월 항쟁일까? 살리겠다던 경제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다 죽어가던 국가보안법 살리기 대작전을 펼치고 있는 듯 하다. 대한민국을 온통 붉은 칠로 도배하고 있다.

80년 5월 18일 무차별로 광주시민들을 학살하던 그들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가 2008년 다시 시작되고 있다. 끔찍하다.